들어가며
인터넷 광고를 통해 이 책을 접하게 되었는데 마침 즐겨읽는 책들과 비슷해 보여서 읽어보게 되었다.
전격소설대상 미디어워크스문고상을 수상하기도 했고, 책의 띠지에 아마존 독자가 남긴 평을 보니 여러모로 기대가 되는 책이었다.
But...
"병이 있어. 선행성 기억상실증이라는 건데.
밤에 자고나면 잊어버리거든. 그날 있었던 일을 전부."
<85p>
또 기억상실증이다... 기억상실증 소재는 너무 자주봐서 이 책 또한 진부한 내용과 결말이 될것이라 생각했다.
진부한 소재는 독자들이 많이 접해온 만큼 내용의 흐름과 결말을 예측하기 쉬워 작품의 재미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한다.
줄거리
가미야 도루는 괴롭힘을 당하는 친구를 위해 히노 마오리에게 거짓고백을 한다. 하지만 히노 마오리는 다음 세가지 조건을 걸고 고백을 받아들이고 둘은 유사연애를 하게 된다.
1. 학교 끝날 때까지 서로 말 걸지 말 것.
2. 연락은 되도록 짧게 할 것.
3. 날 정말로 좋아하지 말 것.
도루와 히노의 친구 와타야는 선행성 기억상실증인 히노와 함께 매일 새로운 추억을 만들어 나간다.
좋았던 시절도 잠시 도루에게 심장 돌연사라는 비극이 닥친다. 도루는 히노를 위해 히노의 기억에서 사라지기로 결심한다. 결국, 히노의 기억(일기, 수첩, 사진, 동영상 등)속 도루는 와타야로 바뀌게 된다.
어느날 히노의 장애는 치유되고 히노는 자신이 그린 도루의 얼굴을 찾게된다.
도루의 존재를 알게된 히노는 머릿속에 어렴풋이 남아있는 도루를 떠올리며 소중한 기억들을 언젠가 다시 생각해낼거라 다짐한다.
이모저모
이 책의 특징 중 하나는 선행성 기억상실증이라는 소재를 아름다운 문장들로 구성했다는 점이다.
내일의 히노가 조금이라도 일상을 즐겁게 느낄 수 있도록, 히노가 쓰는 일기를 즐거운 추억으로 가득 채워주자.
그것을 읽고 내일의 히노들이 조금이라도 용기를 얻을 수 있도록.
<128p>
많이 웃었다. 여름의 추억을 하루에 다 담았다.
<265p>
또한, 고등학생인 남녀의 사랑을 아름답게 표현했다는 것이다.
히노와 도루가 서툴고도 따뜻하게 쌓아간 추억들, 청춘을 표현하는 여러가지 소재와 배경들, 그리고 이를 표현하는 작가의 아름다운 문장들이 더해져 독자들 또한 설렘을 느끼고 그 장면속 주인공인것 처럼 느낄 수 있도록 해준다.
내 환성이 들리고 영상은 흔들렸다.
석양빛 풍경이 빠른 속도로 흘러갔다.
...
당사자가 아니라도 즐거움이 느껴졌다. 더 없이 단순하고 바보스러운 동영상이다.
나는 그 동영상을 몇 번씩 반복해서 봤다.
삐뚤빼뚤 서툴게 만든 추억에 미소가 지어졌다.
<152p~153p>
추억, 즉 기억은 우리의 마음속에 있으며 끊임없이 기억함으로써 함께 살아갈 수 있게 해준다.
모든것이 없어지고 빛 바래 과거가 되더라도 변하지 않는것은 우리의 속에 존재하는 추억(기억)이다.
하지만, 이러한 추억(기억)에 사로잡히지 않고 슬픔을 잊어가며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추억을 만든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모든것이 변해가고 빛 바래간다고 해도 누군가에게 기억되기 위해서, 또는 누군가를 기억하기 위해서 추억을 쌓는것이 아닐까라고 생각한다.
어떤 상처든 한번 입고 나면 완전히 사라지진 않아. 상처는 기억이기도 하니까.
하지만 아픔이 계속되진 않거든. 그렇게 해서 살아가는 거라고 생각해.
...
상처는 사라지지 않지만 아픔이 계속되는 것은 아니다.
<355p>
모두 언젠가는 잃을 것들이다. 없어질 것들이다.
그래도 온갖 것이 변해간다 해도. 변하지 않는 것은 분명히 있다.
마음이 그리는 세계는 언제까지고 빛바래지 않는다.
<374p>
기억해내면 앞으로도 함께 살아갈 수 있어. 그건 잘 말할 수 없지만 희망 같은 거란 생각이 들어.
<375p>
마무리
소재에 대한 걱정은 책을 읽어가며 설렘으로 바뀌어 갔다.
이 책은 고등학생인 남녀의 풋풋한 사랑을 아름답게 표현한 청춘 소설일 뿐만 아니라 그 속에서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도 있는 책이었다.
추가
그러나 광고 방식은 별로라고 생각한다. SNS에서 한참 집중해서 글을 읽고 있는데 마지막 부분에 "다음 내용은 책에서 확인하세요"이런 멘트 나오면 정말 화가 난다.
더 싫은 것은 반전이 있다고 광고에서 미리 말하는 것이다. 독자가 이미 반전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데 뒤늦게 나오는 반전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 독자들은 이 책이 반전소설이라 생각하고 언제 어떤 반전이 나올지에 집중하지 그 속에 들어있는 메시지와 내용, 표현력 등에 신경쓰지 않게된다. 정말 광고에서 "엄청난 반전이 있다' 이런식으로 광고하지 않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