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이 책 또한 페이스북 광고를 통해 접하게 된 책이다. 요즘 페이스북에 책 광고가 많이 보이는듯 하다. 역시나 큰 기대는 되지 않는다.
이 책의 홍보 문구는 "마지막 4글자에 모든 것이 뒤바뀐다!"이다. 일본 역사상 최고의 반전이라는 입소문이 있다고 한다.
역시나 광고가 엄청 많은 책이므로 반신반의하며 책을 읽었다.
줄거리
한밤중에 나타나 오직 여자아이의 발목을 자르지만 뮈리엘 향수를 뿌린 애들은 건드리지 않는다는 '레인맨'에 관한 이야기로 시작한다.
이 소문은 '쓰에무라 사야'라는 기획사 사장에 의해 의도적으로 퍼지게 된 소문이다. 하지만 소문인줄만 알았던 일들이 실제로 발생하게 된다. 첫 피해자는 '다카하라 미유키'. 발견되었을 당시 양 발이 잘려나간 상태였다. 메구로 경찰서의 '고구레'는 '나지마'와 함께 이 사건의 범인을 쫓기 시작한다.
범인에 대해 전혀 감을 잡지 못하던 와중에 두번째 피해자가 발생한다. 이름은 '아오타 구미', 고구레의 딸 '나쓰미'의 친구이다.
뒤이어 세번째로 발견된 피해자(첫번째 피해자 이전의 피해자)의 시체가 냉장고 속에서 발견된다.
이 시체의 패디큐어에서 나지마는 단서를 찾고 범인을 특정한다.
범인은 발 페티쉬를 가진 '니시자키'였다. 그를 추격하던 와중에 니시자키는 추락하여 죽게된다.
그 후, 쓰에무라 사야의 시체가 양 발이 잘려나간채로 발견된다. 모두가 니시자키의 마지막 범행이라고 예상한다. 하지만 범행에 쓰인 흉기가 니시자키가 쓰던것과는 다른 것이다.
사실은 쓰에무라의 소문(레인맨)에 의해 살해당한 여학생의 친구들이 저지른 범행이었다. 거기에는 고구레의 딸 나쓰미도 포함되어있다.
이모저모
이 책의 특징은 광고에 관한 많은 기법들이 언급된다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WOM' 즉, 입소문에 관한 이야기가 이 책의 주제이자 하고자 하는 말이다. 애초에 레인맨을 이용한 뮈리엘 향수의 마케팅만 보더라도 WOM에 의한 것이다.
책이 하고자 하는 말은 초반부에 쓰에무라 사야에 의해 드러나게 된다.
WOM만으로도 회사를 망하게 할 수 있다는 이야기죠. 사람을 죽일수도 있습니다.
<26p>
WOM이 널리 퍼지는 가장 큰 심리적인 요인은 인간의 잠재적인 공포와 불안이에요.
<27p>
쓰에무라가 이야기 했을 때는 불확실한 소문이나 단순한 재미로 한 이야기도 이 사람 저 사람 입을 거치는 사이에 점점 사실처럼 바뀌는 것이다.
그러므로 무슨 일이 일어나건 자기들은 책임이 없다고 주장할 수 있다.
<331p>
소문은 사람을 죽일 수 있을만큼 위험하며, 퍼지고 퍼질수록 점점 사실처럼 바뀌어 간다. 퍼지는 것을 통제할수도 없고 퍼지는 과정에서 덧칠이 되기도 한다. 모두가 이러한 소문의 확산에 연관되어 있지만 누구에게도 그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
가능성이 큰 사람은 1,800명. 그리고 용의자는 3백만 명.
뒤를 돌아보았다. 머리를 가지런히 딴, 그림처럼 청초한 소녀들이 늘어서 있었다.
누가 이야기한 걸까. 알 수 없다.
거기에는 한 무리의 까마귀처럼 짙고 어두운 남색 교복을 입은 소녀들이 줄지어 서 있을 뿐이었다.
<150p>
(TMI. 해당 내용은 미유키의 장례식장에 방문한 고구레의 관점에서 서술된 장면이다. 까마귀는 '시체 먹는 새'로도 유명한데 죽은 미유키를 대상으로 사실이 확인되지도 않은 이야기들을 하는 '소녀'들을 까마귀에 비유한 작가의 표현력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너무나 차가운 말투로 인간의 심리에 대해 말하고 레인맨 소문을 퍼뜨렸던 쓰에무라는 결국 자신이 퍼뜨린 레인맨의 수법에 똑같이 살해당하게 된다. 결국 소문은 돌고돌아 자신에게 돌아온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던것 같다.
또한, 책의 내용이 진행되어감에 따라 소문에 관련된 여러 일들이 발생한다. 이를 통해 우리가 소문을 접하게 되면 편협한 시각으로 대상을 바라보게 되며, 이는 사실을 냉철하게 판단하지 못하게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용의자 신상에 대한 정보가 한번 흘러나가면 탐문수사는 엉망이 된다. 사람들이 이미 섣부른 판단을 내리고 이야기를 하기 때문이다. 불확실한 소문이 어느 틈엔가 확신으로 바뀌고, 검은 까마귀가 흰 까마귀로 변하고 만다. 사건 당일 밤에 자동차를 끌고 나갔다는 증언이 정보가 샌 뒤에 나온 것이라면 그 증언이 사실이 맞을지도 의문스럽다.
<222p>
마무리
이 책을 단순한 반전소설로만 보는것이 아쉽다. 마지막 네글자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이 책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무엇인지, 소문이 어떠한 특성을 가지고 위험성을 갖는지에 집중해서 보는 쪽을 추천한다. 재미는 있지만 전형적인 미스터리 소설의 형식이라 지루한 감이 없잖아 있으며, 범인의 범행 동기와 단서 등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반전을 강조했지만 기대에 못미치는 반전이 좀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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